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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부동산] 평택에 불어오는 '봄바람'

복돌이-박 창 훈 2017. 3. 31. 10:06

[토요부동산] 평택에 불어오는 '봄바람'


평택 분양시장이 제대로 봄바람을 탄 모양새다. 지난해 8월만 해도 미분양 물량이 4500여가구에 달해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을 썼지만 6개월 만에 절반가량 줄며 빠르게 소진 중이다. 탄핵정국이 조기대선정국으로 빠르게 전환되며 각 건설사가 분양일정을 연기하는 등 계획에 다소 차질을 빚고 있지만 평택은 고덕국제신도시를 중심으로 아파트 공급에 속도가 붙었다. 수서발 고속철도(SRT) 개통과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배후수요 등 호재가 겹쳤다. 전문가들도 대체로 올해 평택 분양시장의 호황을 예견한다. 다만 공급물량이 다소 많은 점은 변수다.



◆미분양 무덤 오명 털고 '꿈틀' 

평택시 고덕면·지제동·서정동 일대에 들어서는 고덕국제신도시는 평택 분양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곳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근 다른 택지개발지구에서 분양한 물량이 기대와 달리 대거 1순위 청약에 실패하며 미분양이 쌓였지만 고덕국제신도시의 분위기는 달랐다.

최근 이곳에서 분양한 동양건설산업의 고덕파라곤은 597가구(특별공급제외) 모집에 2만9485건이 접수돼 평균 49.4대1의 경쟁률을 보이며 모든 타입의 청약이 끝났다. 이어 분양한 GS건설의 자연앤자이도 지난 16일 진행된 1순위 청약접수 결과 249세대(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7164건이 접수돼 평균 28.8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쳤다. 과거 미분양이 속출하던 때와 사뭇 다른 모습이다.


사실 평택은 경기도에 속한 수도권이지만 서울보다는 충남과 가까운 지리적 특성상 서울로 나가는 신규 수요를 끌어들일 매력이 크지 않았다. 충분치 않은 신규 수요에 갈수록 공급량만 많아지면서 미분양이 쌓일 수밖에 없었다.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4월 기준 평택의 미분양 가구수는 1169가구였지만 4개월 만에 3427가구가 불어난 4596가구로 정점을 찍었다. 거리상 평택보다 가까운 수도권 신규 아파트의 같은 기간 미분양이 거의 ‘제로’였던 점을 감안하면 평택 분양시장은 기대만큼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1월 기준 미분양 물량이 지난해 4월 수준에 근접한 2532가구로 줄었다.

◆교통접근성·배후수요 업고 '신바람' 

최근 평택 분양시장은 고덕국제신도시를 중심으로 반등을 예고했다. 그 중심에는 기존 평택의 다른 택지지구와 달리 상대적으로 서울 교통접근성이 개선된 고덕국제신도시의 입지가 있다.

고덕국제신도시가 들어서는 곳은 입지상 서울로 연결되는 전철 노선과 가깝다. 최근 분양한 고덕 파라곤과 자연앤자이의 경우 1호선 서정리역과 도보 10분 거리인 700~800m에 불과하다. 상대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많았던 소사벌지구가 단지 위치에 따라 전철역과 멀게는 3㎞ 이상 떨어진 점을 감안하면 고덕국제신도시에서 첫 분양 테이프를 끊은 고덕파라곤과 자연앤자이의 접근성은 실수요자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요소다. 

고덕국제신도시와 차로 10분여 떨어진 SRT 지제역 역시 고덕국제신도시를 알리는 데 한몫했다는 평가다. 지제역과 서울 수서역을 오가는 SRT 왕복 요금이 1만5400원인 점은 다소 부담스럽지만 이동시간이 20분으로 크게 줄어 청약을 망설이는 실수요자들의 심리적 거리감을 줄이는 데 어느 정도 성공해서다. 

총 15조6000억원이 투입돼 인근에 건설 중인 세계 최대 규모의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역시 고덕국제신도시의 탄탄한 배후수요로 자리할 전망이다. 상반기에 총 3개 공장 중 일부라인이 가동될 예정이라 생산유발효과 기대감도 높다. 여기에 올해 미군기지 이전계획이 있는 점도 당분간 고덕국제신도시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삼성전자 반도체공장보다는 다소 거리가 멀지만 총 5조원을 투자해 올 하반기 완공 예정인 LG진위2산업단지 역시 LG전자 등 5개 업종이 입주할 예정인 만큼 고덕국제신도시의 잠재적 배후수요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매력과 우려의 경계 

이처럼 평택 분양시장이 올 들어 미분양 무덤이라는 오명을 다소 털어낸 데는 첫 분양 테이프를 잘 끊어낸 고덕국제신도시의 역할이 컸다. SRT 개통 교통호재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등을 앞세운 큼지막한 배후수요 덕분에 미래가치도 높게 평가받는다.  

전문가 역시 올 평택고덕국제신도시 분양시장을 ‘맑음’으로 전망한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고덕국제신도시는 인근의 다른 택지개발지구를 뛰어넘는 대규모 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있어 그동안 평택 내 수요층에게 관심이 높았던 곳”이라며 “평택은 광역 수요자의 청약이 가능한 곳인 만큼 이 같은 호재는 타 지역 수요자에게도 매력적인 요소여서 첫 분양 성적이 좋았다”고 분석했다. 

권 팀장은 분양 흥행을 가로막을 특별한 변수도 없을 것으로 낙관하며 분양가를 예로 들었다. 그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1140만원대인 고덕파라곤이 첫 분양에서 좋은 성적을 냈기 때문에 비슷한 입지의 후속단지에 분양가 책정의 기준을 제시한 셈”이라며 “이 정도 가격에도 수요자가 몰린 점을 볼 때 분양가가 걸림돌이 될 가능성도 적다”고 강조했다.

반면 다소 공급과잉 우려가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삼성전자 반도체공장 가동에 따른 배후 수요, SRT 개통으로 서울 교통접근성이 20분대로 줄어든 점 등은 가장 큰 장점”이라며 “다만 평택은 전국 지자체 가운데 택지개발지구 개발 물량이 최상위권에 속해 교통 입지 등이 좋은 최근 분양물량은 선방할 가능성이 크지만 갈수록 공급량이 늘고 교통 접근성과도 멀어지면 넘치는 물량을 감당하는 데 다소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80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