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칼럼] 부동산, 시세차익 노린다면 관두세요
부동산 청약시장 열기가 대단하다. 재건축 연한이 낮아지고 청약통장 1순위 요건 완화, 전매제한 완화 등이 맞물린 탓도 있다.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낮아진 금리로 자금조달이 쉬워졌음에도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이달 안에 부동산 규제책이 등장한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다른 투자수단의 상승모멘텀이 부족한 시장에서 부동산 열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GDP(국내총생산) 성장률 중 부동산관련 산업이 기여하는 비중이 40% 이상이어서 강도 높은 규제가 어려운 실정이다.
◆엇갈리는 부동산시장 전망
부동산시장 전망은 다양하다. 일각에서는 현재 상황처럼 유동성시장이 지속되고 금리인상이 쉽지 않은 국내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당분간 강남권 위주의 부동산시장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부동산시장 과열양상으로 주택보급률이 100%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실질 주택수요자가 감소해 부동산시장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부동산의 흐름은 기본적으로 인구구조와 가장 밀접하다. 우리나라는 후진국형 피라미드구조에서 선진국형 항아리구조로 변했다. 기본적으로 피라미드 인구구조일 때는 부동산자산이 우상향을 보인다. 이 상황은 금융사상 희대의 사기극으로 불리는 ‘폰지금융’을 떠오르게 한다.
폰지금융은 1920년대 미국의 찰스 폰지라는 인물이 국제우표반신권 환율에 따른 지역간 가격차이를 이용해 벌인 사기였다. 아비트리지(무위험차익거래)를 통해 엄청난 수익을 보장하는 매력적인 사업으로 보였지만 피해자가 4만명에 이를 정도로 큰 사기사건으로 번졌다. 이 사기수법은 2009년 나스닥증권거래소 위원장이었던 메이도프를 통해 재조명받기도 했다.
폰지금융의 핵심은 고수익투자를 미끼로 투자자를 모은 뒤 더 많은 투자자를 모집해 수익을 메워주는 방식으로 이론상 지속적으로 더 많은 투자자를 모집하면 유지가 가능한 방법이다. 버블모델로 유명한 경제학자 민스키는 현금 수입으로 원금과 이자를 낼 수 없다면 사실상 폰지금융와 같다고 말했다.
최근 부동산 청약시장에서도 분양권 프리미엄을 노리는 투자자가 많다. 이들은 가계의 현금수입으로 원금과 이자를 낼 수 없는 상황임에도 단순히 가격상승에 기대 투자한다. 부동산 역시 새로운 세대가 꾸준히 수요자로 전환해야 지속적인 상승이 가능하지만 고령화와 저출산이라는 상황은 더 많은 부동산 투자자의 모집을 어렵게 한다. 이를 감안하면 시세차익을 노리는 투자는 점차 어려워질 전망이다.
인구구조 외에도 경제학적으로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성장해야 자산의 수익을 뒷받침할 수 있는데 어두운 성장전망으로 부동산투자에서 차익을 기대하기가 점차 힘들어지게 됐다. 다만 가구구성의 변화는 부동산 투자의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바로 1인가구의 증가다. 일본의 1인가구 비중은 고령화를 겪으며 지난해 32.7%를 돌파했다. 우리나라도 고령·젊은 층을 위주로 1인가구의 비중이 2010년을 거치면서 4인가구의 비중을 넘어섰다.
1인가구는 부동산 외에도 편의점산업을 성장시키며 고가의 대형물품보다는 실질적인 효용이 있는 상품의 구매를 늘렸다. 부동산 측면에서는 재무목표의 큰 항목이던 주택마련이 점차 젊은층의 재무목표에서 사라졌음을 알 수 있다. 아파트의 경우 20평대 이하의 소형평수에 대한 선호가 늘고 세액공제혜택이 적용되면서 월세로 전환하는 데 대한 부담감이 완화됐다. 이 상황은 저금리시대와 맞물려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됐다.
◆노후보장 부동산, 개념 바꿔야
부동산시장 전망을 토대로 노후생활을 부동산에 기대 투자하는 은퇴자라면 전략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첫째, 부동산 수익 개념을 바꿔야 한다. 앞서 언급한 대로 부동산의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가 점차 낮아질 것인 만큼 무리한 대출을 통한 투자는 금물이다. 노후생활의 투자개념은 결국 직업을 통한 월수입을 자산을 통한 월수입으로 대체하는 과정이다. 부동산에서 시세차익을 얻었더라도 결국 차익이 발생한 자산을 월수입으로 대체해야 한다. 따라서 현금흐름을 통해 수익을 기대하는 자산으로 부동산시장에 접근해야 한다.
둘째, 소유개념의 변화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과거 고도의 산업성장기를 거친 베이비부머는 부동산자원이 한정돼 소유 욕구가 매우 강했다. 또 부동산이 금융시장에 비해 오래됐고 일상에서 다뤄지는 재산형성과정인 만큼 더욱 투자자에게 보편화됐다.
그러나 1인가구의 증가는 이전의 산업화사회에서 경험하지 못한 변화상을 이끌었다. 주택을 소유보다는 거주의 개념으로 바라본 것이다. 거주개념의 정착은 소형평수에서도 지속적인 수요창출이 쉽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월세를 꾸준히 내면서 거주할 1인가구가 있다면 적절한 대출수준에서 이자를 제외한 실질수익률을 계산한 후
임대소득을 얻기 위한 목적으로 부동산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 물론 임대소득을 중점적으로 노린다면 건강보험료 인상여부, 임대소득의 세제를 살펴봐야 한다.
은퇴를 준비하는 노후생활자의 부족한 현금흐름을 메우기 위해 주택연금 가입이 늘고 있다. 하지만 모든 은퇴자에게 주택연금만 제시하는 것도 문제일 수 있다. 다소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일부 자산을 투자목적으로 부동산에 운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다. 물론 그 전제는 부동산을 통한 소득창출이어야 한다.
☞ 본 기사는 <머니S>(www.moneys.news) 제461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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