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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게 집 장만하고 시세차익 챙기고 …지역주택조합 인기 절정

복돌이-박 창 훈 2016. 10. 3. 21:27

싸게 집 장만하고 시세차익 챙기고 …지역주택조합 인기 절정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입력 2016.09.30 10:29


전셋값으로 내 집 마련 


지난 7월 부산 사상구의 한 아파트 견본주택 앞. 이른 아침부터 방문객들이 몰려들면서 한때 200m에 달하는 긴 줄이 만들어지는 진풍경이 연출됐다.

대부분 지역주택조합 방식으로 짓는 이 아파트 조합원 가입을 위해 몰려든 사람들이다. 견본주택 입장에만 1시간 넘는 시간이 걸렸을 정도로 조합 가입 열기는 뜨거웠다.

3일 동안 방문객이 3만명을 넘었다. 이 아파트는 분양 시작 한 달도 안돼 조합원 모집이 완료됐다.

인근 한 아파트에 전세로 살고 있는 조합원 김모(46) 씨는 “그동안 자고나면 오르는 전셋값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저만 아니었다”며 “전세 보증금에 여윳돈을 보태면 얼마든지 분양받을 수 있는 가격이라 이 아파트를 분양받기로 했다”고 말했다.

주택시장에서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여전히 각광받고 있다. 주변보다 싼 값에 내 집 마련이 가능해서다. 잘만 고르면 시세차익도 챙길 수 있어 재테크에 유리하다는 점도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식지 않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비슷한 지역에 사는 소비자들이 조합을 결성해 모은 자금으로 땅을 사서 건설사에 시공을 맡기는 방식이다. '내 집은 내가 짓는다'는 이른바 'DIY'(Do It Yourself.소비자가 스스로 만드는 방식) 아파트라고 볼 수 있다.

한때 사업 지연 등의 문제로 주춤하긴 했지만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인기는 여전히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주택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설립인가를 받은 지역주택조합은 전국 29곳(1만8428가구)에 달한다.

2010년 7곳(3697가구)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상반기만 33곳(2만1431가구)을 돌파
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옥석가리기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부터 추진된 지역주택조합 49곳 가운데 두루역 제타시티만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 아파트가 흔들림 없이 주택 수요자의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은 서희건설의 책임시공과 한국자산신탁의 자금관리로 안전성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공급 주택형을 소비자의 선호도에 따라 전용 70㎡에서 59㎡로 변경한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구의 경우 대형 업체가 사업에 뛰어들면서 안전성이 높아진 데다 문제점도 많이 보완돼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이유는 분양가가 일반 아파트보다 최대 20% 정도 저렴해서다.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별도의 시행사 없이 조합원들이 직접 사업 주체(시행사)가 돼 땅을 구입해 아파트를 짓는 방식이다.

때문에 시행사에 들어가는 중간 이윤을 분양가에 얹을 필요가 없다. 그러다 보니 분양가가 일반 분양 아파트보다 10~20% 정도 저렴하게 책정된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분양가가 주변 시세보다 낮다 보니 경우에 따라서는 시세차익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규제도 많이 풀렸다. 종전에는 모든 가구를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으로 지어야 했지만, 2014년 6월부터 전체의 25%까지 중대형(85㎡ 초과) 공급이 가능해졌다.

주택청약통장이 필요 없다는 점도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장점이다. 무주택자나 전용면적 85㎡ 이하 주택 수요자면 누구나 조합원이 될 수 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조합원이 되려면 조합 설립인가 신청일 이전 6개월간 동일 시·도 광역생활권에 거주하면 된다.

다양한 장점이 알려지면서 분양도 잘 되는 편이다. 지난 7월 부산 괘법동에서 조합원을 모집한 사상역 서희스타힐스(851가구)는 하루 만에 조합원 모집이 완료됐다.

비슷한 시기 경북 경산시의 이안 경산진량(540가구)도 한 달도 안돼 조합원 모집을 100% 끝냈다. 이 아파트의 분양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에게 싼값에 아파트를 공급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다가 일종의 소셜커머스 방식인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아파트 분양 마케팅에 빌려와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전성 등 따져봐야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라도 주의해야 할 점은 있다. 우선 부지 확보 여부다. 가입 전에토지 매입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사업부지를 90%이상 확보한 곳을 골라야 한다. 조합원 모집을 끝냈더라도 땅을 확보하지 않은 상태면 사업 추진이 지연되거나 아예 무산될 수 있다.

시공업체의 재정 건전성 등 사업 안정성도 따져봐야 한다. 자금을 보호해줄 안전장치가 없는 경우가 많아 자칫하면 투자금을 날릴 수 있다.

'자금관리 주체가 누구냐'도 중요하다. 자금을 조합이 직접 관리하는 곳보다는 공신력 있는 부동산신탁회사가 관리하는 곳이 아무래도 유리하다.

지역주택조합의 비리 여부도 살펴봐야 한다. 조합과 조합원 사이에 추가부담금 등의 문제로 분쟁이 생길 수 있어 조합원 가입 신청에 앞서 진행 상황을 살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