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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택지 공급축소 후폭풍 신도시 아파트 몸값 뛴다

복돌이-박 창 훈 2016. 8. 29. 08:44

공공택지 공급축소 후폭풍 신도시 아파트 몸값 뛴다


동탄2신도시 호반베르디움 6차조감도


다산신도시 에일린에뜰 조감도


L.H 하남 감일지구 공공분양 조감도


최근 분양한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사랑으로 부영'은 1순위에만 9만개가 넘는 청약통장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55.5대1을 기록했다. 106가구를 모집했던 A72블록 84㎡A형에만 2만1310명이 접수해 최고 경쟁률은 무려 201대1에 달했다. 올해 초 계약자가 달랑 2명에 그쳐 아예 분양을 취소한 아파트까지 나왔던 것과 비교하면 불과 반년여 만에 분위기가 180도 바뀐 셈이다. 동탄2 A공인중개사는 "얼마 안 남은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인 만큼 일단 손에 넣으면 이득이라는 생각에 수요가 몰렸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최근 인기몰이 중인 신도시 아파트 몸값이 앞으로는 더욱 치솟을 전망이다. 지난 25일 정부가 가계부채를 잡겠다며 당장 공공택지 공급을 줄이기로 하면서 분양을 앞둔 택지지구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동탄2 등 인기 지역을 중심으로 가뜩이나 치열한 청약 경쟁 열기가 더 달아오르고 여기에 맞춰 분양가도 덩달아 뛸 것으로 보여 수도권 신도시에서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과 중산층의 근심은 깊어지게 됐다.

2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정부 가계부채 대책으로 이미 공공택지에서 분양했거나 일찌감치 분양 계획을 잡아놓은 신도시 아파트는 반사이익을 보게 됐다. 25일 정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건설사에 파는 공공택지를 지난해 총 6949㎡, 12만9000가구에서 내년에는 그 절반인 3500㎡, 6만5000가구 규모로 줄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LH가 내놓는 공공택지에서 분양하는 물량은 매년 전체 주택 공급의 30%를 차지한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 팀장은 "공급 감소 우려가 커진 만큼 앞으로 나올 공공택지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더욱 치솟을 것"이라며 "위례와 미사처럼 교통과 생활 편의 면에서 다른 신도시와 대체가 힘든 인기 지역에서는 기존 아파트와 분양권 거래도 활발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미 현장에서는 '땅 가뭄' 현상이 이어진 지 오래다. 2014년 정부가 9·1 부동산 대책에서 '과잉공급을 줄이겠다'며 신도시 개발의 근거인 택지개발촉진법 폐지 방침을 내놓고 2017년까지 대규모 공공택지 지정을 중단하기로 한 여파다. 구명완 엠디엠플러스 대표는 "올해 분양한 수도권 아파트 용지는 최소 3~4년 전에 사들여 작업한 곳인데 이마저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며 "시행사와 건설사 모두 '새 땅이 없다'고 하소연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은 이런 흐름을 더욱 가속화하는 촉매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최근 가팔라진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분양가 상승세가 날개를 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앞서 분양한 '동탄2 사랑으로 부영'은 이미 남동탄 최고가인 3.3㎡당 1195만원대를 찍었다. 연초 990만~1000만원 초반대였던 인근 분양 단지보다 최고 200만원가량 올랐다. 국토교통부가 전용면적 60㎡ 이하 공공택지 공급가를 기존 조성원가 기준에서 감정가격 기준으로 매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도 가뜩이나 뛴 아파트 몸값을 끌어올릴 악재로 꼽힌다.

반면 같은 공공택지라도 분양보증 여부를 놓고 희비가 갈릴 전망이다. 국토부가 미분양 관리지역으로 지정한 곳은 이번 대책으로 주택도시보증공사 지점과 본점에서 분양보증 이중심사를 받게 돼 최악의 경우 분양 자체가 힘들어질 수도 있어서다. 현재 국토부가 지정한 수도권 미분양 관리지역에는 최근 분양이 집중되는 경기 평택시와 고양시, 다산신도시가 있는 남양주 등이 포함돼 있다.

연말까지 수도권 공공택지에서는 약 1만1000가구가 분양될 예정이다. 최근 분양 열기가 가장 뜨거운 동탄2신도시에는 동탄2 호반베르디움 6차와 동탄 린스트라우스 더레이크 등 단지 6곳에서 3700가구가 나온다. 같은 기간 다산 센트럴 에일린의 뜰이 나오는 다산신도시에서는 4000여 가구, 호반건설이 1642규모 대단지 아파트를 선보이는 김포한강신도시에서는 3300여 가구가 공급된다. 수원 호매실과 시흥 은계, 하남 감일지구에서는 LH가 중소형 공공분양 아파트를 분양한다.

한편 이번 대책으로 공공택지 아파트와 함께 강남 재건축 시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수익형 부동산으로 각광받았던 주거용 오피스텔은 고전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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