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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고 살기 편해" 몸값 오른 빌라

복돌이-박 창 훈 2016. 4. 19. 23:49

"싸고 살기 편해" 몸값 오른 빌라


거래 꾸준, 매매·전셋값도 올라


“빌라요? 주택 경기가 안 좋은 데도 거래는 꾸준한 편입니다. 집값도 강보합 수준이고요.”

지난 16일 서울 강북구 미아동의 한 주택가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한 달 평균 거래건수가 5건 정돈데 이달 들어서만 3건의 계약이 성사됐다”며 거래 장부를 펼쳐보였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빌라’로 불리는 다세대·연립주택 인기가 식지 않고 있다. 한동안 아파트 매매·전셋값이 크게 오르자 대체 상품으로 빌라를 찾는 수요가 느는 모습이다. 실제로 거래가 꾸준하다.

주택담보대출 규제 여파로 지지부진한 아파트 시장과는 딴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1분기(1~3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만752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1% 줄었다.

같은 기간 다세대·연립은 1% 가량 감소하는 데 그쳤다. 전세시장도 비슷하다. 아파트 거래는 급감(-22.8%)했지만 다세대·연립은 덜(-5.3%) 줄었다.

몸값은 지난해와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올랐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 45㎡(이하 전용면적)짜리 연립주택이 지난해 말과 비슷한 2억~2억2000만원 선이다. 동작구 상도동의 방 세 칸(67㎡)짜리 다세대주택은 3개월 새 500만~1000만원 올라 2억8000만~3억2000만원에 거래된다.



"투자보다 실거주 목적 접근해야"


전셋값도 오름세다. 송파구 송파동 연립(45㎡)의 경우 전세 시세가 2억5000만원 안팎이다. 올 들어 1000만원 정도 올랐다. 인근 탑공인 홍경화 대표는 “전세 수요는 꾸준한 데 물건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경매시장에서도 빌라 수요가 많다. 법원경매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말 서울 다세대·연립주택의 물건당 평균 응찰자수는 5명으로, 2011년 2월(5.1명) 이후 가장 많았다.

지난달 15일 나온 동작구 사당동의 한 빌라에는 28명이 몰려들었다. 찾는 사람이 늘자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도 88.9%로 6년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빌라의 매력은 무엇보다 가격이 싸다는 점이다. 서울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는 2억5000만원 정도로 아파트 전셋값(4억원)의 62% 수준이다.

화곡동 믿음부동산공인 박경희 대표는 “빌라 가격이 지난해 이후 많이 올랐지만 아파트 전세금 정도면 살 수 있는 곳이 널려 있다”며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신혼부부가 많이 찾는다”고 전했다.

지난 2월 수도권에서 시행된 대출 규제 영향이 크지 않다는 것도 한몫한다. 아파트에 비해 집값이 싸다 보니 상대적으로 대출 상환 부담이 작다.

건축·평면 기술이 좋아진 것도 인기 요인이다. 최근 지어진 신축 빌라는 대개 가구 수만큼 주차공간을 확보하고 엘리베이터·CCTV 등을 갖췄다. 방 구조와 마감재도 아파트 못지않다.

빌라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전망이다. 김규정 NH투자증권 부동산연구위원은 “아파트 시장 전망이 불확실하고 전세난도 이어지고 있어 아파트 대신 빌라를 찾는 수요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집값이 싸다는 이유로 매입에 나서는 건 위험 부담이 있다. 빌라는 아파트에 비해 가격 상승폭이 크지 않고 환금성이 떨어져 돈이 장기간 묶일 수 있다. 신축의 경우 주변 시세보다 훨씬 비싼 경우도 적지 않다.

공급 과잉 문제도 부담이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수도권에서 건축 인허가를 받은 다세대·연립 등 아파트 외 주택은 2만9220가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9% 늘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주로 뉴타운 해제지역에서 빌라 공급이 늘었다”며 “나중에 집이 안 팔릴 수 있기 때문에 투자보다는 실거주 목적으로 접근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