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부동산 경기 전망]
"내집 마련 내년이 적기" 56%…투자 유망지역 1순위 '위례·하남'
한경, 부동산 전문가 50인 설문 조사
미국 금리인상 등 불확실성 커
"지방, 집값 조정기 진입" 50%…수도권은 내년까지 상승세
실수요자엔 '위기 속 기회'
개포 등 서울 강남 재건축 물량 쏟아져 관심 가질만 “(현재 상황을) 주택 공급 과잉으로 보지 않는다”는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인식과 달리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체로 국내 주택시장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부가 내년 2월 수도권(지방은 내년 5월)부터 시행하기로 한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 미국 금리 인상, 주택 공급과잉 논란 등을 시장 불확실성을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꼽았다.
◆최대 변수는 대출심사 강화
한국경제신문이 부동산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한 ‘내년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조사 내용은 ‘불투명성이 커지는 시장 속에서 선별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현재 부동산시장 상황을 ‘수도권은 상승, 지방은 조정기’라고 보는 전문가가 50%였으며 ‘전국이 일시적 조정기에 접어들었다’는 답변도 32%나 됐다. 전반적인 상승 국면이란 응답은 10%에 그쳤다. 이달 첫째주 서울 강남권 집값이 1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부동산114)를 보였으며 지난주까지 전국 집값 상승률(한국감정원)도 6주 연속 둔화됐다.
내년 집값에 영향을 줄 가장 큰 변수는 ‘가계부채 억제 방안인 주택담보대출 심사 강화’(43%)를 꼽았다. 이어 ‘미국 금리 인상, 중국 경기 둔화 등 외부 변수’(24%), ‘주택 공급과잉 논란’(11%)을 지목했다.
신종칠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주택담보대출 때 소득 심사를 강화하면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낮은 30대 안팎의 젊은 수요층의 투자 심리가 약화돼 거래 감소와 분양시장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방에 비해 부동산 회복 시동이 늦게 걸린 수도권 시장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내년 집값은 올라갈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집값 1~3% 상승’이 48%였다. ‘보합권인 -1~1%에 머물 것’이란 응답도 38%로 적지 않았다. 전세가격은 ‘1~3% 상승’(42%), ‘3~5% 상승’(32%) 등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탈 것으로 전망했다.
‘저금리 장기화와 월세 가속화’(38%), ‘재개발·재건축 이주 수요 증가’(33%) 등을 전세난 배경으로 꼽았다.
◆투자 유망지역은 수도권 신도시
전문가들의 절반 이상은 내 집 마련이 적당한 시기로 내년을 지목했다. ‘내년 상반기’가 32%, ‘내년 하반기’가 24%였다.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가격 조정이 나타날 경우 주택 실수요자에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다. 정부가 대규모 택지지구를 당분간 추가로 지정하지 않기로 해 선호도 높은 택지지구 내 분양 아파트가 갈수록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내년 투자 유망 지역으로 ‘위례·동탄 등 수도권 주요 신도시’(40%)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조영훈 대광건영 부사장은 “공급 과잉 논란 때문에 건설회사들이 상대적으로 분양이 적었던 지역 등에서 경쟁력이 있는 상품을 내놓을 것”으로 내다봤다.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투자 유망 아파트로는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48%)와 ‘하남미사 동탄2 등 택지지구 아파트’(28%) 등이 주로 꼽혔다.
계동욱 서반플래닝 대표는 “서울 강남권은 학군과 생활 편의시설 때문에 이주하려는 수요가 꾸준하다”고 말했다. 손지호 네오밸류 대표는 “위례·동탄2 등 수도권 택지지구는 대규모 신도시 조성이 잠정적으로 중단돼 반사이익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김진수/홍선표 기자 tru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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