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충진의 경매 돋보기]"끊임 없이 공부하고, 틈새시장 공략하라"
고수들의 경매투자 전략 ①
부동산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다보니 참으로 오랫만에 경매하기 좋은 시절이 도래했다.
대출금리가 낮아 작은 종자돈으로 우량한 매물을 잡을 수 있게 되었고, 매매수요의 증대로 내 물건을 사줄 사람도 많아졌기 때문에 경매 투자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방식인 ‘단기매매로 인한 수익창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런 까닭에 현재 경매시장은 이상 과열이라고 표현할 만큼 경쟁이 극심하다. 경매학원과 경매컨설팅업체의 난립이 자칭 경매고수들을 많이 배출해 냈고, 공급은 제한된 시장에 수요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으니 급매투자보다 못한 수익에 경매투자자들의 한숨이 날이 갈수록 커져가고 있다.
그러나 경매인들의 한숨소리에 잠시 귀기울여보면 그 내용은 지금 이 시기뿐만 아니라 과거 어느 때에나 있어왔던 뻔한 푸념들이다. 너도나도 경매하다보니 이제 경매투자의 메리트가 없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경매인들이 한숨 쉬며 시장을 한탄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꾸준히 수익을 내는 경매투자자들이 필자 주변에는 참으로 많다. 직장을 다니면서도 새벽까지 물건을 검색하고 월차를 내서 임장을 다니며, 휴일조차 쉬지 않고 권리 분석을 하면서 그 노력의 대가로 누구나 부러워하는 수익을 내는 아름다운 경매인들이 필자의 주위에는 적지 않다.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이 치열한 경매시장에서 살아남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을까. 그들의 투자 전략을 두 차례에 나눠 짚어 보기로 한다.
먼저 필자가 그동안 누누이 강조했던 것처럼 꾸준한 이론 공부를 통해 남들이 어렵다고 판단할 물건들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경매로 나온 물건 중에 치유할 수 없는, 생래적이고 본질적인 법적인 하자가 있는 물건들은 많지 않다. 다만 공부가 부족해서 그 법적인 하자를 해결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뿐이다.
대다수의 사람들 눈에는 치유가 불가능한 하자인데, 공부가 제대로 된 고수의 눈에는 일견보아도 아무 문제없는 물건일 수 있는 것이다. 물건은 하나인데, 그 물건의 가치는 바라보는 사람들의 내공에 따라서 천차만별로 보인다는 것. 이것이 경매의 진정한 매력이자, 매혹인 것이다.
얼마 전 필자의 제자 중 한 명이 대형건설사의 유치권이 신고된 아파트를 낙찰받아 단기간에 유치권을 해결한 뒤 단 7개월여 만에 2억원에 이르는 기록적인 차익을 남겼다. 유치권이 신고 되어 있었지만 은행을 적극적으로 설득해 낙찰가의 80%를 저리로 대출받았기 때문에 투하된 원금은 6000여만 원에 불과했다.
6000만 원을 투자해서 7개월 만에 2억 원의 차익을 남기고 매각을 했다는, 어찌 보면 한껏 부풀려진 과장된 무용담처럼 들리는 이 사례는 그러나 한 치의 가감 없는 사실이다.
끊임 없이 공부해야
그 제자 분은 단지 남들 쉴 때 유치권에 대한 공부를 꾸준히 해왔고 그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보석 같은 물건을 발견해냈으며 철저한 임장을 거쳐 그 유치권이 성립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위법하다는 판단을 해냈을 뿐이다.
이 사례에서 보듯 치열한 경쟁의 대열에서 경매의 매혹을 마음껏 만끽하고 싶으신 분들이 제일 먼저 해야 할 것은 치열하고 꾸준한 공부임을 이참에 다시 한 번 마음 깊이 되새기시기 바란다.
둘째는 부동산 전반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부동산 가치증대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는 것이다. 경매는 부동산을 사고 팔아 수익을 내는 재테크 수단이다.
이론공부나 실전공부도 물론 중요하지만, 사실 어찌 보면 경매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부동산의 속성과 부동산의 가치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 가치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강구일 것이다.
과거처럼 경매가 주는 부정적인 이미지 탓에, 경매에 대한 정보부족 탓에, 경쟁이 덜하여 경매에 참가하는 것만으로도 수익이 보장되는 그런 시절에는 어느 정도의 권리분석 지식만 있으면 경매고수라는 소리를 들었겠지만, 지금의 경매시장에서는 가당치 않은 일이다.
낙찰수기위주의 경매 책도 중요하고, 체계적인 권리분석서도 물론 중요하지만, 부동산 전반을 다룬 서적을 소홀히 해서는 결코 경매에서 성공할 수 없다.
시중에 부동산 전반을 다룬 좋은 책들은 널려 있다. 부동산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방법을 다룬 책들도 여기저기 많이 눈에 띈다. 빌라 신축하기, 허름한 집 리모델링하기, 반지하 빌라 수리하기 등등 저자들의 경험을 담은 다양한 책들이 서점 매대 위에 깔려 있다.
부동산 속성 이해해야
그런 책들을 읽기 전에는 부동산 가치증대에 대한 노하우를 가진 분들이 대단히 존경스러워 보이겠지만, 일단 책을 읽어 내 것으로 소화시키고 나면 그 분들의 노하우까지도 비판할 수 있는 식견이 생기게 되고 나아가 나만의 노하우를 창조해 낼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능력까지 솟아나기 마련이다.
우리는 지금 정보화 사회에 살고 있다. 인터넷 검색만으로 수많은 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다양한 전문지식들을 책을 통해서, 칼럼을 통해서 언제든 배울 수 있다. 경매에서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건 권리분석에 대한 지식만이 아니다.
승부사의 기질을 발휘하여 낙찰가를 잘 쓰는 것만이, 최단 기간 내에 효율적으로 명도를 끝마치는 것만이 경매의 전부가 아니다. 진정한 경매의 매혹은 부동산을 제대로 알아야 음미가 가능하고, 부동산의 가치를 증대시키는 방법을 체화해야 탐닉이 가한 것이다.
경매의 틈새는 비단 특수물건시장 뿐이 아니니 어려운 법률용어와 판례를 공부하기 버겁다면 자신만의 틈새를 발견해내면 되는 것이다. 필자의 제자 중에 어려운 경매강의는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했지만, 낙찰받은 평범한 빌라를 게스트 하우스로 활용하여 매달 300만원씩 꾸준한 수익을 내는 분이 있다.
그 빌라의 낙찰금액은 6000만 원대였고, 외국인의 취향에 맞게 리노베이션하면서 들인 비용 1000만원이 투하금액의 전부였다. 결국 7000만 원대를 투입하여 매월 300만 원 이상의 수입을 얻는 셈이니 그야말로 대박이다.
특수물건 공부에는 열등생이었지만, 탁월한 어학실력과 원만한 대인관계 능력으로 실전경매에서는 우등생이 된 이 분의 이야기는 경매 시장에는 실로 무궁무진한 틈새가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이렇듯 경매시장의 틈새를 하나하나 엿보는 과정은 참으로 흥미진진하고 가슴 설레는 여정이다. 부동산 가치증대 방법을 연구하는 과정, 경매의 또 다른 멋진 틈새가 될 수 있음을 꼭 잊지 마시길 바란다.
<이 칼럼의 내용은 필자 개인의 의견으로 중앙일보 조인스랜드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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