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세 감면. 양도세 면제의 음지와 양지

취득세 감면. 양도세 면제의 음지와 양지

 

지난 9.10 경기 활성화 대책의 핵심내용은 금년 연말까지 잔금을 치루는 주택에 한해 취득세를 현재의 절반으로 깎아주고, 미분양주택을 사면 양도소득세를 5년간 면제해 준다는 내용입니다. 국회통과 이후부터 시행되고, 기한 만료는 일단 연말이지만 기한이 연장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내용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드리자면 취득세는 9억 이하 주택일 때 현재 2%에서 1%로, 9억 초과 주택일 때 4%에서 2%로 50%씩 낮춰준다는 내용이고, 양도소득세는 지역이나 주택의 크기에 관계없이 위 기간 내에 계약을 하게 되면, 5년 동안 발생하는 양도차익에 대한 세금을 면제해 준다는 내용입니다.

 

따라서 이미 가지고 있는 아파트 분양권은 양도세 면제의 해택을 볼 수 없고, 연내에 분양을 받았더라도 분양권을 팔거나 그 분양권을 산 사람에게는 혜택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헌집이나 새집이나 집을 사면 취득세 감면이라는 덕을 보고, 미분양아파트를 샀다가 5년 이내에 값이 올랐다면 양도세는 없다.’ 라고 이해하시면 편하실 겁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위 대책을 어떻게 평가하시는지요? 물론, 국회를 통과할지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하다 어디론지 가버릴지는 알 수 없으나 시행이 되면 기존주택시장은 약발이 있을 것이고, 미분양시장이나 새 아파트 입주시장은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기존주택시장, 약발도 약 나름이다.

 

팔아봤자 남는 돈이 없습니다. 4억에 집을 팔았다고 가정합시다. 대출 1억 5000이나 2억을 제외하고 나면 다시 빚을 얻어야 이사를 할 수 있을 터, 현재의 하우스푸어들은 또 빚내서 이사할 마음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워낙 자녀들의 교육비가 부담스럽고, 지난 수년 동안 대출이자에 질렸기 때문에 같은 고생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깔려 있습니다. 그냥 살던 곳에서 작은 집을 사거나 전. 월세살이를 하려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또 요즘 물가가 보통이 아닙니다.

 

취득세 몇 백만 원 감면 된다 해서 덜컥 집을 사기는 현재 시장에서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그렇다면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둔 사람은 어떨까요? 집 팔았으니 새 아파트로 입주하려 할까요? 억지로 가는 사람도 있겠지만, 손해보고 가는 이사 마음인들 편하겠습니까?

 

취득세 감면이나 양도세 면제혜택은 부동산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좋은 대책임에 틀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게 너무 늦어 죽어가는 사람에게 보약을 주는 셈이 돼버렸습니다. 사또 떠난 후에 나팔 불어봤자 모이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뜻입니다. 하지만 기존 주택시장의 거래에는 양지임이 분명할 것입니다.

 

2. 새 아파트 입주시장 조족지혈(鳥足之血)

 

현재 새 아파트 입주시장은 싸움판입니다. 아파트가 잘못 지어져서 못 들어간다. 인프라가 없어 살 수 없다. 값이 비싸다는 내용이 법정 변론의 요지가 되고 있습니다. 계약을 해제하든지 30%이상을 깎으라는 사람들 앞에 돈 몇 백만 원 준다고 하니 못 들어가겠다고 배짱만 내밀고 있습니다.

 

인천만 해도 제3연륙교를 세우라는 마당에 지금 취득세 감면이 눈에 들어오겠느냐는 말입니다. 물론, 입주해야 할 형편이 되신 분들은 안 주는 것 보다는 좋겠지요. 울고 갔다 울고 나올 새 아파트 입주시장 갈 길이 태산입니다. 오죽했으면 경기 서북부 어느 신도시는 입주율 20%도 채우지 못하고 있을까요.

 

 

윤정웅 내 집 마련 아카데미(부동산카페). http://cafe.daum.net/2624796

수원대학교 사회교육원 교수(부동산, 법률). 011-262-4796, 031-213-4796

법무법인 세인(세인종합법률사무소)국장, http://cafe.daum.net/laws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