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보이는 집값 상승 전망
다시 시장 전망의 시즌이 돌아온 것 같습니다. 최근 부동산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만 이 현상을 두고 전문가 사이에서도 단기적인 조정이라는 의견과 대세하락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 연구기관에서 2010년 집값 전망을 발표했는데요. 이례적으로 2010년 주택 가격이 4.0%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전세가격도 동반 상승세를 보여 5~6% 가량 오를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올 초만해도 해당 연구기관은 2009년 집값이 5~10% 가량 하락 할 것으로 전망을 했는데요. 보고서가 나온 이후 미분양주택, 신규주택에 대한 세금 혜택, 전매제한 기간 단축 등의 규제가 완화 됐습니다. 물론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가 이렇게 빨리 언제 회복될지 예측 하기 힘든 데에서도 이유를 찾을 수 있겠습니다만 우연이라고만 보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해 보입니다. 혹시 집값 전망의 다른 속내가 있는 거 아닌지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연구기관의 집값 전망 방법과 건설관련 업체의 속 내를 추측해 보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집값 전망은 건설업계 입장을 대변하는 각종 연구기관에 의해서 매년 말에 발표합니다. 대표적인 곳이 A연구원과 B연구원입니다. B연구원은 집값 전망에 계량적 모델과 전문가집단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하는 예측 치를 가지고 가중치를 두어 최종 집값 전망을 결정합니다.
보통 집값 전망에 사용되는 계량적 모델은 VAR 모형 등의 다변량 시계열 모델이 자주 사용됩니다. 그런데 수리적 모델은 이해하기 어렵고 변수의 개수, 변수간의 상관관계, 변수의 영향을 미치는 경로를 어떻게 설정 하는가에 따라 결과값이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기본적으로 과거의 패턴에 의해 미래가 결정된다는 가정을 깔고 있는데요. 가격을 결정 짓는 다양한 변수를 모두 반영할 수 없기 때문에 실제와 다른 황당한 결과 값이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계량모델만 가지고 부동산 가격을 예측 하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성적 조사 그러니까 전문가 그룹의 집값 전망을 별도로 하고 그 결과를 상호 비교하여 최종 결과 수치를 뽑아 내는 방법을 이용합니다. 다시 말해 계량 분석 모델의 예측 값이나 전문가 그룹의 결과치는 최종 결과물을 생산해 내는 연구원의 주관에 따라, 연구원의 정책에 따라 바뀔 수 있는 결국은 주관적인 판단일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럼 연구원들의 예측이 얼마나 정확성을 가지고 있는 지 한번 살펴 보겠습니다. 지난번 글에서 소개된 내용이기도 한데요. 아래 표는 최근 5년간 집값 전망치와 실측치를 하나의 표로 정리한 것입니다. 2005년 당시 K연구원은 서울 집값이 3% 전국은 3.5%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고, J연구원은 서울 매매가는 2.8% 하락을 전세가격은 3% 하락을 예측 했지만 실제는 서울 집값이 9.1% 상승 전세가는 6.2%로 큰 폭의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2006년에도 K연구원은 서울 집값이 3.9%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실제는 24.1% 폭등세를 기록하게 됩니다. 2007년과 2008년은 예측치과 결과치가 비슷했으나 2009년 들어서는 다시 엉뚱한 예측을 하게 됩니다.
예측은 신의 영역이고 인간은 합리적 기대에 의거 하여 행동을 하기 때문이라고 변명을 할 수도 있을 겁니다. 합리적 기대 이론은 1970년대 로버트 루카스 시카고대 교수에 의해 형성돼, 케인즈학파가 지배하던 경제학계에 일대 혁명을 몰고 온 이론으로 경제주체들은 활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이용해 경제상황의 변화를 합리적으로 예측하고 행동한다는 것입니다. 이 이론은 1970년대 오일 쇼크를 겪으면서 세계경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한 상황을 유연하게 설명하면서 유명 해 졌습니다.
합리적 기대 이론을 적용해 보면 집값 전망이 어두워지면 시장참여자들은 정부가 건설경기를 부양하기 위해서 부동산 각종 규제 완화할 것으로 예상하게 되고 투자자금은 메리트가 커지는 부동산 시장에서 저점 매수를 하게 되는 식이 되는 것이고요. 전망은 당연히 틀리게 되는 겁니다.
제가 보기에는 이런 이유보다는 건설업계의 이해득실 관계가 집값 전망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집값 전망을 하는 연구원은 건설업계의 지원금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해관계가 직접적으로 있는 것이지요. 멀리 거슬러 올라 갈 것도 없습니다. 2008년 9월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을 살펴보면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는 11.3 대책을 내놓게 됩니다. 대책에는 미분양주택에 대한 양도세 면제,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단축 등의 부동산 투자 메리트를 주는 정책과 DTI, LTV 등의 금융규제를 같이 풀게 됩니다. 정책의 메시지는 돈을 가지고 투자가치 있는 분양 아파트를 사라 정도 요약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집값이 5%~10% 떨어진다는 무시무시한 전망을 내 놓았는데 정부도 당황할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참고로 87년 이후 전국 집값이 5~10% 가량한 경우는 단 2번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92년 수도권 신도시가 입주를 시작한 때 5% 하락한 것이고 두 번째는 98년 외환위기를 맞아 국내경기기 침몰할 때 13.6% 떨어진 것이 유일합니다. 집값이 1~2%만 떨어져도 국지적으로는 폭락으로 난리가 나는데 5~10%가 하락 한다면 거의 원자폭탄 터져 집값이 초토화 되는 수준일 겁니다.
2009년 미분양 아파트가 사상최고치인 16만 가구에 이르자 경제 붕괴의 위기감을 심어주는 보고서 연이어 나옵니다. 지방 미분양아파트의 양산은 금융자산의 부실로 이어져 경제를 흔들 수 있다는 내용이 주요 내용이었던 것 같습니다. 따라서 이후에도 규제는 계속 풀립니다.
2009년 6월 불패의 신화를 재현하려는 듯 강남재건축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이와 비슷한 템포로 강남 여유 층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서초구 고가 아파트 분양 아파트가 갑자기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분양권 시장도 움직입니다. 흑석뉴타운 등 노른자 분양단지가 저가의 분양가로 스타트를 끓으면서 분양권 시장에서도 프리미엄이 붙기 시작한 겁니다. 기준금리가 2%대를 유지 하고 있는 탓에 돈의 힘으로 가격을 밀어 올리는 유동성 장세가 시작되는 국면에서 강남 재건축의 부활은 투자자들에게 의미 있는 시그널로 해석 되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건설업체들의 고민은 아직 많습니다. 양도소득세 비과세 기한인 2010년 2월 이전까지 분양을 해야만 양도소득세 5년간 감면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감지한 건설업체들은 밀어내기 공급을 시작합니다. 2009년 월별 아파트 공급 물량은 6월 2만1141가구로 최고조에 이릅니다. 8월 휴가철을 피해 가을 성수기에 본격적인 공급을 하지만 역부족으로 보입니다. 11월 분양 예정인 물량은 전국적으로 3만4338가구가 쏟아질 전망입니다. 한 겨울인 12월에도 2만6천여 가구가 예정되어 있는 등 아직 물량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미분양도 신규 분양 아파트도 빨리 팔아야 하는 다급한 입장입니다. 분양 아파트는 앞으로 집값이 오른다는 시장의 확신이 있어야만 팔리는 구조인데요. 따라서 집값 전망이 긍정적이어야 되겠죠? 건설업체의 다른 고민은 앞으로의 사업물량 확보인데 가장 큰 걸림돌이 분양가 상한제인 것 같습니다. 공급 부족으로 앞으로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으니 공급을 확대하려면 분양가상한제를 풀어달라. 그런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확대 해석하는 것일까요?
밀리어네어(www.speedban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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