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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송합니다. 보류됐습니다”

복돌이-박 창 훈 2019. 5. 27. 15:12

“죄송합니다. 보류됐습니다”



여름이 코앞인 5월 하순 강남3구 아파트시장은 뜨겁습니다. 9.13대책 이전 전고점 돌파하는 아파트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는 12월 착공전 '시한부' 매매시장이 열린 개포주공1단지는 5월에 전고점을 돌파한 신고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15평형이 전고점보다 1억2천5백만원이 오른 19억9천9백만원에 거래됐습니다. 18평형도 2억3천만원이 오른 20억7천만원으로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역시 재초환을 피한 잠실진주 55평형도 4월에 전고점보다 1억3천만원이 오른 20억3천만원에 거래됐습니다. 압구정 구현대 및 신현대, 잠실주공5단지, 대치은마 등 강남3구 재건축단지의 전고점 돌파도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또 5월 중순이 지나면서 노원구 은평구 등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도 거래량이 늘어나면서 신고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오윤섭의 부자노트에선 4월 이후 서울 반등장을 지켜보면서 부동산 투자자들의 심리를 거래량을 통해 들여다볼까 합니다. 왜 시장참여자들은 조정장세에 우물쭈물하다 최적의 매수타이밍을 번번이 놓치는 걸까요? 팔고 사야하는데 조정장세엔 좀처럼 팔리지 않기 때문에?

시장참여자들의 심리로 본 매매시장

- 상승장에서 규제책으로 조정장세가 오면


언론에서 집값 하락에 관한 비관적이고 자극적인 뉴스를 쏟아낸다. 시장참여자들은 비관적인 뉴스에 순응한다. 반대로 지난 3월부터 시작된 반등 기사가 늘어나면 관망세에서 매수세로 돌아선다.

- 이전보다 한단계 뛰어오른 실거래가가 한달 정도 지나 공개되면 공포와 탐욕에 약한 시장참여자들에게 실거래가 자체가 영향을 줘 추격매수를 하게함으로써 실거래가가 오르고 거래량이 늘어난다. 반등한 4월에 거래된 실거래가가 쏟아진 5월처럼 말이다. 로버트 쉴러는 이를 ‘피드백 이론’이라고 정의했다.

- 상승장 후반기를 맞아 그 어느 때보다 시장(강남3구) 쏠림현상이 두드러진다. 유주택자에 대해 대출규제를 무차별로 막아 부동산 현금부자 전성시대를 열어준 문재인정부의 9.13대책이 기여한바가 크다.

로버트 쉴러는 ‘비이성적 과열’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장은 가끔은 효율적인지 모르지만, 사람들은 쏠림현상이 있다. 쏠림은 무리짓기를 통하는데 face-to-face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 5월 서울 반등장에서 강남3구 중 특히 압구정과 잠실을비롯해 반포, 개포, 대치가 대표적으로 쏠림현상이 심했다.

- 2016~2019년 규제정책의 시대에 불확실성은 시장참여자들이 관망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하지만 2018년 9.13대책이후 2018년 12월 종부세안 확정, 2019년 4월 공시가격 확정, 5월 7일 3기 신도시 확정은 결과적으로 시장참여자들에게 서울 아파트시장은 미래가 밝고 불확실성이 줄어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높게 만들어 ‘상승 트리거’가 됐다.

- 상승장이 하락장으로 돌아서기 위해선 가격 거품이 필요하다. 가격 거품이 발생하려면 시장참여자들의 비이성적 과열이 필요하다.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나 투자한 아파트 가격이 지금 오르고 있지만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으로 낙관하는 게 비이성적 과열이다. 이어 공급과잉이든 경제위기든 금융위기든 내외생 변수로 인해 거품이 꺼지기 시작해야 대세하락장이 온다.

참고로 규제정책이 거의 없는 미국의 경우 버블 생성기인 2000년 1월부터 2007년 5월까지 전년동기대비 연 7%씩 집값이 올랐다. 반면 버블이 붕괴된 2007년 6월부터 2012년 2월까진 연평균 -6.1%를 기록했다. 2009년 바닥을 치고 회복기인 2012년 3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연 6.2%씩 상승했다. 전고점(2006년 4월)을 2017년 하반기에 돌파했다.

거래량으로 본 시장참여자들의 심리

2010년대 상승장이 시작된 2015년 이후 서울 아파트매매 거래량(부동산거래 신고일 기준) 추이를 보면 거래량 등락폭이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시장참여자들의 심리가 규제정책에 따라 냉탕 온탕을 반복했다는 알 수 있습니다.

박근혜정부 시절인 2015년 12.14대책(가계부채대책)을 터닝포인트로 부동산 정책은 규제완화책에서 규제강화책으로 돌아섰습니다. 그리고 2016년 8.25대책, 11.3대책 등 추가 규제책을 발표했습니다.

문재인정부는 2017년 5월 출범하자마자 6.19대책을 시작으로 8.2대책, 10.24대책, 2018년 9.13대책까지 숨가쁘게 발표했습니다. 수요억제책이 대부분입니다. 공급확대책은 지난해 12월과 5월 7일 발표한 3기 신도시로 마무리됐습니다.

참여정부처럼 상승장에서 규제책으로 인해 일시적 조정장세가 오면 거래량은 일시적으로 급감했습니다. 짧으면 2개월, 길면 9.13대책 이후처럼 6개월간 거래량 감소세가 지속됐습니다.

2016년 11.3대책(조정대상지역 전매제한, 재당첨제한 강화 등) 직후 서울 아파트매매 거래량은 직전에 매달 1만건이 넘다가 2017년 1월 5천건 이하로 크게 줄었습니다.

또 8.2대책(투기지역 투기과열지구 지정,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직후 서울 거래량은 8월 1만4천건에서 2개월뒤 10월엔 3천건으로 급감했습니다.

역대급 규제책인 9.13대책이 발표된 9월에 1만2천건에서 5개월뒤 2019년 2월은 설연휴까지 겹쳐 1천576건으로 바닥으로 떨어졌습니다. 참여정부 시절 2005년 8.31대책 여파로 2006년 1월(1천326건)수준으로 급감한 것입니다.

2015~2019년 서울 거래량을 통해 반등장 폭등장을 추론해보면 4천건이 넘으면 반등장이 왔습니다. 지난 4월 특강 때 9.13대책 이후 조정장세에선 3천건이 넘으면 반등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5월 22일 현재 서울 5월 거래량은 2천282건으로 3천건 돌파가 유력합니다.

반등장에 이어 폭등장이 오면 거래량은 어김없이 1만건이 넘었습니다. 2016년 4월 폭등장이 왔을때 5월 거래량(계약일 기준으로 하면 4월분) 1만162건이었습니다. 2017년 4월 폭등장이 왔을 때 5월 거래량은 1만193가구를 기록했습니다. 2018년 폭등장이 온 8월엔 9월에 역시 1만2천219건으로 1만건을 넘었습니다. 전달(7천279건)보다 무려 5천건이 증가했습니다.

오는 8월 이후 3차 상승장이 온다면 역대급 매물잠김에다 대출규제로 인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월 7천건이 넘을 것으로 예측합니다.

결과론이지만 이번 서울 아파트시장 반등장은 5월에 왔습니다. 4월 반등을 선도한 강남3구는 지난 5월 들어 3기 신도시 추가 발표 이후 매수세가 더욱 강해지면서 매도자들이 매도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매수위자 우위시장이 한순간에 매도자 우위시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요즘 강남3구 재건축단지를 취급하는 부동산 중개업소에선 계약하려는 매수자에게 말합니다. “죄송합니다. 보류됐습니다”

땅가게 부동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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